"진통 시작했는데…" 코로나 확진 산모, 전담 병상 없어 10시간 헤매

수도권·충청권 수소문 끝에 서울아산병원서 분만

↑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중인 만삭 임신부가 출산 진통을 시작했지만 전담 병상이 없어 구급차에 탄 채 10시간 정도 거리를 헤매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어제(15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9시 57분쯤 "코로나19 재택치료 중인 임산부인데 하혈을 시작했다"는 119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본부는 119안전센터에 상황을 전하고 만삭 임신부 A씨를 구급차에 태웠습니다. 그러나 구급차는 행선지를 정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A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남편과 함께 재택치료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방역 지침상 확진자는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임신부의 경우 전담병원에 있는 산부인과로 가야 합니다. 문제는 전담병원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A씨를 수용할 병원이 없었던 것입니다.

구급대는 병원 수십여 곳에 전화를 걸어 수소문했지만, 전담 병상을 찾지 못했습니다.

2시간가량 헤매는 동안 A씨의 산통은 차츰 잦아들었고, 귀가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시 A씨의 진통이 시작되면서 14일 오전 2시 35분쯤 두 번째 신고를 했습니다. 구급대는 충청권 병원까지 전화를 돌렸지만 병상이 모두 차 있었습니다.

구급대는 급기야 구급차 내 분만을 대비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던 중 같은 날 오전 8시 10분쯤 한 병원에서 '병실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는 최초 신고 접수 약 10시간 만입니다.

A씨는 서울아산병원에 도착해 안전하게 분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전담 병상이 포화상태인데다, 산부인과를 갖춘 병원은 더 적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며 "응급 환자별 상황에 따른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