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샤넬백 사려고 새벽 5시 백화점에 줄 선다"…명품소비 저격한 외신

"한국의 구매자들은 샤넬 가방의 '오픈런'을 위해 새벽 5시부터 백화점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다."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이른 시간 백화점을 찾고, 긴 줄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오픈런' 현상을 주요 외신이 주목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에도 한국에선 매장 문을 열자마자 9500달러(1100만원)짜리 샤넬 핸드백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른바 '오픈 런'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품에 대한 열풍은 코로나19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통한 쇼핑이 제한되면서 더욱 거세졌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이면서 여행 등에 쓸 여유자금이 주머니에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샤넬코리아가 올해 4차례나 인기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지만 수요는 오히려 더 늘었다는 점도 짚었다.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쳐지지 않았다. 국내 샤넬 매장은 9곳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샤넬 회사 전체 매출의 약 8.5%가 한국에서 나왔다. 시장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아시아의 명품 소비 규모는 142억달러(16조8000억원)로 전년보다 4.6% 증가했다. 이는 미국·캐나다·일본·프랑스·영국·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큰 시장이다.
특히 한국 사람들이 샤넬에 열광하는 이유는 쉽게 구입할 수 없다는 희소성에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구매 후 다시 되파는 '리셀' 시장도 번창하고 있다. 샤넬은 과열된 수요를 완화하고 재판매를 단속하기 위해 10월부터 구매 한도를 둔 바 있다.
아울러 한국의 집값이 치솟으면서 20~30대가 결코 집을 살 수 없다는 상실감에 빠진 것도 명품에 집착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젊은 세대가 (집을 사는 대신) 지금 당장 즐길 수 있는 것에 저축했던 돈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