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로비' 윤갑근 항소심 무죄로 뒤집혀…"정당한 변호사 업무"

【 앵커멘트 】
라임 펀드 로비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풀려났습니다.
재판부는 펀드 재판매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분쟁 해결을 위한 변호사의 정상 업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민지숙 기자입니다.


【 기자 】
'우리은행 로비를 위해 검사장 출신 유력 정치인에게 수억 원을 지급했다.'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의 로비 의혹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편지에서 시작됐습니다.

검찰은 우리은행에 라임 펀드 재판매를 요청하는 대가로 라임 측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윤 전 고검장을 기소했습니다.

지난 5월, 1심은 알선수재죄가 맞다고 보고 징역 3년에 2억 2천만 원의 추징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윤 전 고검장이 손태승 당시 우리은행장을 만나 펀드 판매 재개를 요청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이런 행위가 변호사의 정상적인 직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고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변호사는 갈등 중재 역할을 하기 위해 청탁 알선 등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데, 적법한 알선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윤 전 고검장이 향응 제공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며, 재판매 약속을 이행해달라는 요청 자체가 위법한 청탁도 아니라고 봤습니다.

무죄 석방된 윤 전 고검장은 구치소를 나서면서 참담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윤갑근 / 전 대구고검장
- "과연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인지, 원칙과 공정과 법치가 살아 있는 건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회의가 들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검찰은 판결문 검토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MBN뉴스 민지숙입니다.

영상취재: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김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