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후 비 오는 고속도로서 내린 아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와

5t 트럭 뺑소니 참변 발생
도로공사 측 “실종상황 아니라 판단해 경찰에 신고 안 해”

↑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트럭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 사진=픽사베이

택시를 타고 가던 중 고속도로에서 남편과 말다툼을 한 후 졸음 쉼터에 내린 여성이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근처 갓길 대형 화물차에 치이는 뺑소니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12일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밤 11시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던 택시는 경기도 이천에 있는 졸음 쉼터에 정차했습니다. 택시 내부에서 말다툼을 벌이던 부부는 잠시 내렸고 이후 혼자 돌아온 남편은 택시기사에게 출발한 것을 요구했습니다.

택시기사는 남편을 목적지에 데려다준 후 고속도로 영업소에 연락을 취해 여성이 졸음 쉼터에 홀로 남아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안전순찰 차량 1대를 쉼터로 보내 주변을 살폈지만 여성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에 신고 없이 자체적으로 수색을 마무리했습니다.

사라진 여성이 발견된 시점은 12시간가량 시간이 흐른 다음날 오전 11시쯤입니다. 쉼터에서 불과 700m 떨어진 고속도로 갓길에서 발견됐습니다. 여성은 차선을 변경하던 5t 화물차에 치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사고 시각은 도로공사 수색 직전인 밤 11시 20분 정도로 추정됩니다.

다만 도로공사 측이 경찰에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도로공사 측은 “비 내리는 어두운 밤이라 쓰러진 여성을 발견하기 어려웠다”며 “여성이 주변 도로로 고속도로를 빠져나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실종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제보를 받은 대로 서울 방향으로 순찰을 돌았는데 시신이 발견된 건 창원 방향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