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오히려 후배 못살게 굴던 사람"
축구선수 기성용(32·FC서울)이 초등학생 시절 후배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과 관련해 기성용의 후배들이 "본 적도 들은 적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오늘(13일) 연예 매체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2000년 당시 순천 중앙초등학교에서 합숙을 했던 축구부원 11명과 코치진 등 3명은 기성용이 의혹 제보자 A, B 씨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에 대해 "그 합숙소에서 생활한 사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약 53평이었던 합숙소 구조를 설명하면서 "한 방에서 20~30명 정도가 같이 잤고, 많을 때는 40~50명이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당시 중앙초 축구부를 지휘하던 정한균 감독의 사택은 합숙소와 3m가량 떨어진 거리였기에 "선수들과 숙식을 같이 한 셈"이라며 "결코 딴짓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축구부원이었던 C 씨도 "합숙소는 2개의 방과 샤워실, 화장실, 부엌이 연결된 구조였다. 합숙소 내에 폐쇄 공간은 존재하지 않았다"라며 "완전히 오픈됐기에 누가 밤에 화장실 가는지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개방됐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축구부원들도 "기성용이 무엇을 하는지 훤히 알 수 있었다"며 "그런 일(성폭행)이 있었다면 우리가 모를 리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A, B 씨가 '체구가 왜소해 기성용의 타깃이 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A와 B 둘 다 동기들보다 키가 컸고 체격도 좋았다. 두 사람은 '찐따'가 아닌 '일진'이었다. A는 아버지 '빽'을 믿고 동기와 후배들을 악랄하게 괴롭혔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성폭행 폭로 때 나왔던 일종의 소원 수리 제도인 '적기 시간'에 대해서도 "성폭행, 성추행 등 성 관련 내용은 일절 나온 적이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C 씨는 "사실 선배가 괴롭히면 '적기 시간'에 쓰면 됐기 때문에 선배들은 무섭지 않았다. 감독님이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후배들도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라고 떠올렸습니다.
또 다른 축구부원인 K 씨는 이 과정에서 오히려 후배들을 괴롭혀 '적기 시간' 단골손님은 A였다고 주장했습니다. K 씨는 "A 선배가 가장 많이 불려 나간 것 같다. 후배를 못살게 굴던 사람은 A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 감독의 아내도 "학부모들이 1주일에 1~2번은 왔다. 여러 가지 문제나 고충을 서슴없이 말하는 분위기였다"며 "A의 어머니와 가깝게 지냈다. 그런 나쁜 일이 6개월 동안 일어났다면 분명 말이 나왔을 것"이라고 기성용을 두둔했습니다.
한편, 기성용의 성폭행 의혹은 지난 2월 폭로자 A 씨와 B 씨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C 선수와 D 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폭로 당시에는 선수 이름 언급 없이 이니셜만 나왔으나 지역을 비롯해 연령대, 국가대표 출신 등의 키워드로 해당 선수가 기성용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에 기성용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며 이들에게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 고소장을 접수했고, 5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현재 관련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