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동원 사과 요구한 주역…이금주 태평양전쟁 유족회장 별세

일제 피해자 인권 회복을 위해 헌신
2004년 '강제동원 특별법' 제정에 기여

↑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 / 사진 = 연합뉴스

일제의 강제동원 사과를 요구하며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노력한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상자 광주유족회 회장이 향년 101세로 별세했습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어제(12일) 밤 11시 55분쯤 전남 순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이금주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이 회장은 1942년 남편을 해군 군무원으로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강제 동원 후에도 편지를 주고 받았지만 이내 소식이 끊어졌으며 3년 뒤인 1945년 4월쯤 전사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이 회장은 1988년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초대 회장을 맡아 30여 년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1990년대부터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습니다.

1992년에는 피해자 1,273명이 참여한 광주 천인 소송을 시작으로 총 7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일본 사법부에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패소했습니다.

이 회장은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한일회담 문서 공개 소송'에도 직접 원고로 나서는 등 '강제동원 특별법' 제정에 기여했습니다.

그 결과 2004년 '강제동원 특별법'이 제정됐고, 이어 한일회담 문서도 공개됐습니다. 이 회장은 일제 피해자들의 권익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 받아 '2019 대한민국 인권상(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관계자는 "이 회장은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본의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를 지적하며 외로운 싸움을 했었다"며 "평생 일본의 사과만을 요구했던 이 회장의 정신과 울분, 한을 다음 세대가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