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아들 살해' 백광석, '돈 받고 도운' 김시남…각각 징역 30년·27년

법원 “계획 살인 정황…사죄의 뜻 진실치 않아”
유족 측 “꽃 피우지 못한 중학생 살해” 항소 요구

↑ (왼쪽부터) 제주 중학생 살해범 백광석(48세)과 김시남(46세) / 사진=제주경찰청 제공

옛 동거녀의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백광석(48)과 김시남(46)에게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장찬수)는 오늘(9일) 살인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해 각각 징역 30년과 27년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이들에 대해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두 피고인은 살해 의도를 갖고 미리 범행을 공모했다”며 “범행 전 피해자 집 주변을 탐색하고, 피해자를 살해하게 되면 대처 방안까지 협의했다. 두 피고인이 범행 당시 미리 살해 도구를 준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충분히 계획 살인이라 볼 수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범행 직후 백광석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식용유를 뿌려 불을 지르려고 했고, 김시남이 백광석으로부터 금전을 받았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두 피고인의 사죄의 뜻이 진실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두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했지만, 자신이 피해자를 직접 살해하지 않았다며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렸습니다.

피해자 유족 측은 “무기징역은 선고될 줄 알았는데 실망이 크다”며 “꽃 피워보지도 못한 어린 중학생을 두 성인이 계획해 죽인 벌이 겨우 이 정도냐. 합당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도록 (검찰이) 항소해 주길 바란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시남 / 사진=연합뉴스

백 씨와 김 씨는 지난 7월 18일 오후 3시 16분쯤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 침입해 백 씨의 옛 동거녀 아들인 A (15) 군을 살해했습니다.

이들은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범행 대상 주택에 대한 사전 답사를 마쳤습니다. 이후 18일에 해당 주택에 침입해 A 군의 목을 허리띠로 졸라 살해했습니다.

앞서 백 씨는 3년 전부터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서 이 모자와 자신의 친아들까지 총 넷이서 함께 살았습니다. 그러나 가정폭력에 시달린 동거녀가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하자 앙심을 품고 해당 사건을 계획했습니다. A 군이 자신에게 적절한 대우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사건 당일인 18일 A 군의 엄마는 일을 마친 뒤 돌아와 숨진 A 군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CCTV분석 등을 통해 피해자를 특정해 다음 날 새벽 김시남을 검거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 7시 26분 제주시 한 숙박업소에 머물고 있었던 백광석도 체포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