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인권 유린…악몽 떠올려 인격 살인"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서울 강동구 모녀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카의 살인사건에 대해 '데이트폭력 중범죄'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며 이 후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오늘(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아내와 딸을 잃은 A 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이 후보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의 소장을 접수했습니다.
A 씨는 소장에서 "이 후보 조카가 계획적으로 저지른 일가족 살인 사건에 대해 이 후보가 '데이트폭력'이라고 주장해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며 "유족의 인권을 유린하고 16년 전 악몽을 떠올려 지옥 같은 삶을 다시 살도록 하는 인격 살인을 자행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당시 자신의 조카를 변호했던 이 후보는 유족에게 직접 사과를 한 적도, 치료비를 배상한 적도 없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이 후보의 조카 김 모 씨는 2006년 서울 강동구 암사동 소재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살해했습니다. 이번에 소장을 제출한 A 씨는 당시 김 씨를 피해 5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때 이 후보는 김 씨의 1·2심 변호를 맡았고, 재판에서 김 씨의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1·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습니다.
해당 사건은 이 후보가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 "제 일가의 1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라고 고백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이 후보는 "그 가족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되지 않아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했습니
이 과정에서 이 후보가 해당 사건을 '살인'이 아닌 '데이트폭력'으로 지칭해 논란이 불거졌고, 논란이 확산하자 그는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다.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으신 점에 대해 죄송하다"라고 피해자 유가족에 사과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