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딸에 대소변 먹이고 살해한 부부…9살 오빠가 전부 증언했다

재판부, 부부에 징역 30년 선고
당일 집에 있었던 9살 아들 진술 결정적

↑ 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계부 A씨와 친모 B씨. /사진=연합뉴스

8살 딸을 굶기고 대소변을 먹여 학대·살해한 20대 친모와 계부가 2심에서도 징역 3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의 항소가 기각된 데에는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9살 오빠의 진술이 결정적 작용을 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오늘(9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 A씨(28)와 계부 B씨(27)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A씨가 사건 당일 C양이 거실에서 소변을 보자 C양의 옷과 속옷을 벗긴 후 옷걸이로 여러 차례 때렸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C양을 찬물로 샤워시킨 A씨는 물기도 닦아주지 않고 2시간 동안 화장실에 내버려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A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범죄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B씨도 “사건 당일 오후 2시 30분에 집에 도착했는데 이때 C양은 이미 사망했거나 119에 신고해도 생존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일 집에 있었던 C양의 친오빠 D군(9)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기 때문입니다.

원격 수업을 듣던 D군은 C양이 숨진 당일에도 내내 집에 있었습니다. D군은 C양이 숨진 3월 2일부터 같은 달 6일까지 이뤄진 4차례 경찰조사에서 구체적이고 일관돤 진술을 내놨습니다.

그는 A씨가 거실에 소변을 본 C양을 10~15차례 옷걸이로 때렸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엄마가) 동생을 샤워 시키려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동생의 엉덩이와 발에 딱지가 떨어져 피가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당시 화장실에 김이 서려 있는 것을 보지 못했고, 물기를 닦아주지 않아 머리카락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며 구체적인 진술을 내놨습니다.

C양을 발견할 당시 이미 사망상태였다는 B씨의 주장도 “당일 오후 2시 30분쯤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C 양이)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고 진술하며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D 군은 비록 9세 아동이지만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진술을 했다”며 “부모인 피고인들과의 관계도 원만해 거짓 진술을 할 만한 동기도 없다”고 판단해 이들 부부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형인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