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서 무작정 질주하다 '쾅' 사고 냈다간... "형사 처벌"

주의의무 위반 시 과실치상죄로 벌금…손해배상 책임까지

↑ 사진 = 연합뉴스

스키장 슬로프를 무작정 질주하다 다른 사람을 들이받아 다치게 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9년 12월 30일 춘천시 한 스키장을 찾은 고교생 A군은 슬로프에서 보드를 타고 하강하던 중 오른편에서 스키를 타던 40대 여성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A군은 여성에게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과실치상)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게 됐고,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습니다.

A군 측은 법정에서 "피해자가 제대로 전방을 주시하지 않고 속도도 줄이지 않은 채 진행한 과실로 발생한 사고"라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춘천지법은 A군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은 A군이 자신보다 아래에서 롱턴을 하면서 슬로프를 활강하는 피해자 모습을 보았음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아 충돌한 점 등을 근거로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A군은 벌금 3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판결은 번복되지 않았습니다.

2019년 1월 11일 평창군 한 스키장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스노보드를 타던 B씨는 보드에 한쪽 발만 고정하는 일명 '원 풋' 상태로 직활강하다가 앞서가던 20대 여성을 뒤늦게 발견, 보드로 충격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습니다.

B씨는 결국 과실치상죄로 2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두 사례처럼 타인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고 사고를 내면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 스키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2018년 122건, 2019년 142건, 2020년 98건 등 매년 100건 안팎으로 발생했습니다.

이와 관련, 강원소방관계자는 "헬멧이나 무릎보호대 등 보호장비를 반드시 착용하고,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하는 등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