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는 빠른 활강이 제 맛"…충돌 사고 발생하면 전과자될 수도

↑ 2008년 2월 30일 스노보더·스키어 충돌 사고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스키·보드의 계절이 돌아왔다. 스키장들도 속속 개장하고 있다. 겨울 레포츠를 즐기러 갔다가 부주의로 전과자 신세로 전락할 수 있으니 유념해야겠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9년 12월 30일 춘천시 한 스키장을 찾은 고교생 A군은 슬로프에서 보드를 타고 하강하던 중 오른편에서 스키를 타던 40대 여성을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이 여성은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A군은 과실치상으로 30만원의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다.
춘천지법(1심)은 A군이 자신보다 아래에서 롱턴을 하면서 슬로프를 활강하는 피해자 모습을 보았음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아 충돌한 점 등을 근거로 유죄라고 판단했다.
놀다가 발생한 실수치고는 과하다고 생각한 A군 측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법정에서는 "피해자가 제대로 전방을 주시하지 않고 속도도 줄이지 않은 채 진행한 과실로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춘천지법(1심)은 A군이 자신보다 아래에서 롱턴을 하면서 슬로프를 내려오고 있는 피해자를 보았음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아 충돌한 점 등을 근거로 유죄라고 판단한 춘천지법(1심)의 판결은 번복되지 않았다.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은 A군은 항소했으나 판결은 번복되지 않았다.
2019년 1월 11일 평창군 한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던 B씨는 직활강하다가 앞서가던 20대 여성을 충격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B씨는 과실치상죄로 2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보드에 한쪽 발만 고정하는 일명 '원 풋' 상태로 직활강했다는 게 벌금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
이들 사례는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고 사고를 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키장에서 '주의의무 위반'으로 상대방이 다치면 과실치상의 형사상 죄책은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을 부담할 수 있다고 법조계는 조언한다.
한편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도내 스키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2018년 122건, 2019년 142건, 2020년 98건 등 매년 100건 안팎으로 발생했다. 연령대로 보면 10∼20대가 59％(213건)로 사고율이 가장 높았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