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서 날아온 실탄 맞은 골프장 캐디…"국가 손해배상해야"

군부대 사격장서 날아온 도비탄에 맞아
"군의 과실…국가배상법 따라 책임 있다"

↑ 골프장/사진=연합뉴스

군부대 사격장에서 날아온 총알에 맞아 머리를 다친 골프장 캐디가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오늘(7일) 광주지법 제11민사부 전일호 재판장은 전남 담양군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던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작년 4월 23일 오후 4시 30분께 근무 중 군부대 사격장에서 날아온 총알에 맞고 머리를 다쳐 쓰러졌습니다.

당시 사격장은 골프장으로부터 1.4km 떨어져 있었는데, A 씨는 사격 훈련 중 장애물에 맞아 튀면서 탄도를 이탈한 도비탄에 맞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병원에 이송된 A 씨의 정수리 부근에서 5.56mm의 실탄이 발견됐고, 다음 날 새벽 곧바로 실탄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후 7월 31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에 A 씨는 "군의 과실로 수술 이후 두피에 영구적 흉터가 남았고,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2억 79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군의 사격훈련 도중 발생한 사고에 A 씨가 상해를 입은 데에는 국가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기록·변론 취지를 종합하면 담양 군부대의 사격훈련 과정에 유탄이 발생했다. 당시 사격장에 늦게 도착한 일부 장병이 '사격 전 위험성 예지 교육'을 받지 않은 채 사고를 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군의 과실로 이러한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1항에 따라 A씨에게 휴업 손해액(100일)과 입원 기간 중 간병비, 위자료 등 371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도 A 씨가 주장한 다친 부위에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 점, 24.4%의 노동능력상실률에 대해서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