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누군가가 SNS에서 내 행세를 한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초상권 침해나 명예훼손 등을 물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신고를 하면 형사 처벌이 될까요?
이규연 기자가 사실확인에서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지난 10월 SNS에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출연한 배우 오영수 씨의 계정이 등장했습니다.
배우 이정재 씨까지 이 계정을 진짜 오영수 씨 계정으로 착각했는데, 알고 보니 오영수 씨를 사칭하는 계정이었습니다.
이렇게 SNS에서 타인 행세를 하면 처벌 대상이 될까요?
만일 다른 사람이 내 사진을 도용해 피해를 봤다면 초상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지만, 형사 처벌 규정은 따로 없습니다.
그래도 얼굴과 이름을 도둑맞은 사람 입장에선 명예훼손으로 느낄 수 있는데요.
과거 이와 관련된 판례가 있습니다.
다른 여성의 사진과 이름을 도용해 소개팅앱에 가입한 한 여성이 명예훼손으로 기소가 됐는데, 법원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에 대한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야 하는데, 단지 A 씨는 사칭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혹시 타인을 사칭해서 욕설을 했다면 처벌을 받을까요?
대학 동기를 사칭해서 인터넷에 저속한 글을 올려 기소가 된 적이 있는데, 이 역시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유명 연예인을 사칭한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사진과 이름을 도용하는 것만으로는 형사 처벌이 쉽지 않지만,
물건을 팔거나 모금을 하면서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면 처벌은 가능합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SNS 상에서 단순히 이름과 사진을 도용하면 처벌대상이 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도용 피해 사례가 늘면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확인 이규연입니다. [opiniyeo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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