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병상 가동률 83.9%…남은 병상 35개
"재택치료, 결국 손 놓는다는 얘기 아니냐" 지적
↑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되는 환자/사진=연합뉴스 |
위드코로나 시행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연일 거세지는 가운데, 병상 부족 사태와 재택치료와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가 사실상 철저히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달 20일부터 재택치료 중인 직장인 A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질적으로 진료 없이 약만 받고 혼자 버티는 거라 불안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모니터링 전화가 오면 기침이 점점 심해진다고 말했지만 기침약을 추가로 처방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증상 악화 시 병원에 보내준다는 방침에 대해 "개인적으로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설명을 들은 건 없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외로움을 감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재택치료를 마친 B 씨는 "의료진 전화는 열흘에 2번 왔고 그나마 숨이 차다고 말했는데도 '원래 그런 것'이라며 타이레놀만 줬다"며 "솔직히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나가도 모를 것 같더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방역당국은 그제(29일) 보호자가 없는 소아, 장애인, 70세 이상 고령자를 제외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집에서 치료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응급상황 시 구급차나 방역 택시를 타고 지정 의료기관으로 이송되는 '재택치료 중심 의료대응 체계'를 채택했습니다.
확진자의 가족 및 동거인도 재택치료자와 열흘간 격리해야 하며, 미접종자의 경우 20일간 격리해야 합니다. 화장실 등의 필수공간은 분리해 사용해야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와 관련된 시민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현실적으로 국민의 몇 퍼센트가 주방 2개 이상 호화 주택에 살겠느냐", "재택치료 원칙이란 말이 결국 손 놓는다는 이야기"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함께 사는 남편은 꼭 회사 사무실로 출근을 해야 해서 격리 기간 중에 따로 지낼 수 있는 모텔을 잡았다며 "아무리 싸도 숙박비만 수십만 원"이라고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인천 연수구의 한 주민은 "이웃집에 확진자가 머문다고 생각하면 불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무단 외출 등 방역수칙 위반 사례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 코로나19 재택치료환자 모니터링 상황실/사진=연합뉴스 |
코로나19의 거센 확산세로 혼란을 빚는 것은 재택치료뿐만이 아닙니다. 의료 현장도 병상 관리와 관련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택치료 확대가 현재 의료 환경과 확진자 급증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이라면서도 "재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모니터링을 받지만, 엑스레이를 못 찍거나 방치되는 사례들이 걱정된다. 고령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자세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인범 건양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재택치료의 문제점으로 '진찰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을 꼽으며 증상이 악화되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병상 가동률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경우 오늘(1일) 기준 83.9% 병상이 운영되는 중이며 중증 환자 병상이 35개 남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높은 업무강도에 의료진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간호사 신모(25)씨는 병원 로비에 걸린 가수 폴킴 사진을 가리키며 "작년 6월에 병원에 폴킴이 와서 공연했다. 그때 서로 '곧 끝날 테니 조금만 더 고생하자'고 다독였는데…"라며 씁쓸한 미소와 함께 "일반 환자는 받지도 않고 코로나19 치료에만 매달려왔다. 힘든 건 이제 무뎌졌는데, 변이가 계속 생기고 환자가 늘어나니까 '이게 끝나기는 할까'하는 불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의료기관 인력뿐만 아니라 재택치료 관리 인력도 부족합니다. 성남시의 경우 지난달 29일 발생한 확진자 76명
최경수 성남시감염병관리센터장은 "4개 협력병원이 감당할 수 있는 재택치료 인원이 700명가량이라 아직 여유가 있지만 재택치료자가 500명을 넘어가면 협력병원을 추가 지정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