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잠든 틈에 카톡 열어보고 사진까지...벌금 100만 원

교제하던 남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몰래 열어 확인하고 촬영
재판부, "다른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기 어려워"

↑ 사진 = 연합뉴스

남자친구가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한 채 잠든 사이 주변 여성들과 나눈 메시지를 열어보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보관한 3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남신향 판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작년 1월 교제하고 있던 남성 B 씨와 호텔에서 머물다가 그가 잠든 틈을 타 몰래 카카오톡 메시지를 열어 사진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에 약식기소됐습니다.

당시 여행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B 씨가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주다가 먼저 취해 잠들었고, A 씨는 잠금이 해제된 B 씨의 휴대전화로 카카오톡 대화창을 열었습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보관·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누설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A 씨는 해당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은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배제된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그는 B 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보다가 자신이 모르는 지인의 사진을 발견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해 카카오톡을 열어봤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직접적으로 사진 촬영 경위 등을 추궁하는 등의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전혀 불가능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 "사적인 영역에서 개인 간 대화한 내용이 의사에 반해 촬영될 것이라는 염려 없이 대화할 자유는 쉽게 제한할 수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적 영역에서 이뤄진 메시지를 임의로 열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덧붙여 "피고인이 몰래 피해자의 휴대전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열람하고 이를 촬영한 것을 두고 그 수단과 방법이 적절하다거나 다른 수단과 방법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