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한 을지대병원 간호사의 남자친구 증언…"상습 모욕과 괴롭힘 당해"

근무 끝나면 늘 울면서 전화했다고 밝혀

의정부 을지대병원에서 근무하던 한 간호사가 이른바 '태움'으로 불리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고인의 남자친구가 생전 고인이 상습적으로 모욕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증언을 내놓았습니다.

오늘(27일)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병원 기숙사에서 생을 마감한 간호사 A씨의 남자친구 B씨는 A씨에 대해 “반복되는 야간·밤샘 근무에 시달리며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날이 갈수록 야위어갔다”고 털어놨습니다.

B씨는 생전 고인이 집단 괴롭힘을 어떻게 당했는지 구체적인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그는 "이제 퇴근해보겠다고 얘길 했는데 '너 같은 애는 필요 없으니까 꺼져라'라며 다 보는 앞에서 혼냈다. 한번은 볼펜을 던져서 본인 얼굴에 맞았다고"고 공개적으로 혼나며 망신을 당하는 등 모욕적인 방식의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습니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근무가 끝나면 늘 울면서 전화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B씨는 “그만두라. 우울증 치료도 받자”고 설득했지만 A씨는 경력 1년을 채우고자 버텼고, 진료 기록이 남으면 나중에 간호 쪽에서 일할 때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을 걱정했다고 했습니다.

또한 A씨는 다른 병동으로 옮기는 것마저 무산되자 퇴사를 결심했지만 상사는 60일 뒤에나 퇴사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결국 A씨는 "너무 다니기 싫다. 그냥 죽고 싶다"고 토로했고 결국 B씨와의 통화 중에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B씨는"통화 중 쿵 소리가 나더니 대답이 없었다. 동기에게 확인 한번 부탁한다고 연락을 남겼고, 동기는 정확히 몇 호에 사는지 몰라서 문을 두드리며 찾아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한편 A씨는 숨진 날 오전 9시21분 쯤 직장 상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다음달부터 그만두는 것이 가능한가요’라고 물었지만 상사는 ‘사직은 60일 전에 얘기를 해야하는 것’ 이라고 답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대화가 끝나고 2시간 뒤 A씨는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병원 내에 괴롭힘이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했고. 고용노동부는 의정부 을지대병원과 A씨 사이의 계약서를 토대로 근로기준법 위반 등을 조사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