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사들여 프로듀스101 투표 조작'···전 대표, 2심도 벌금형

1심 재판부 "업계의 불신 초래하는 데 일조했다"
2심 재판부 "공정한 경쟁 기대했던 시청자에게 정신적 피해"
1심 항소한 김 전 대표, 2심서도 1심과 같은 1000만 원 벌금형

방송사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101'이 방영되던 당시 자사 연습생들에게 유리하도록 투표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연예기획사 전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벌금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8-1부(김예영 장성학 장윤선 부장판사)는 오늘(26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광수 전 MBK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1심과 같은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아울러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연예기획사 포켓돌스튜디오의 박 모 대표이사에게도 마찬가지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꿈을 걸고 절박하게 아이돌 가수 데뷔를 지망하는 현실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한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에 부정한 행위를 했다"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공정한 경쟁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도 정신적 피해를 준 것이 인정된다"며 "원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의 변화가 없고 원심의 형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대표와 박모 대표는 지난 2016년 3~4월, 아이디 10,000개를 사들여 MBK엔터테인먼트 직원들에게 해당 회사 소속 연습생 3명에 대한 온라인 투표를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로 인해 총 8만 9228회에 달하는 허위 온라인 투표가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업계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부정 투표와 같은 음성적인 수단을 사용해 관련 업계의 불신을 초래하는 데 일조했다"며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지만 김 전 대표와 박모 대표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한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