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씨는 퇴임 후 5공 청산이라는 국민들의 거센 요구에 백담사로 유배를 가야 했고, 결국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까지 받았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5.18 무력 진압의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서, 발포 책임을 둘러싼 진실 규명은 영원히 묻히게 됐습니다.
조동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퇴임 직후 5공 청산의 거센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전두환 씨는 권력의 정점에서 끝없이 추락합니다.
국민들의 요구에 전 씨는 정치자금 139억 원과 개인재산 23억 원을 헌납한 뒤 퇴임 9달 만에 강원도 백담사로 유배를 떠났습니다.
▶ 인터뷰 : 전두환 씨 (1988년 11월)
- "지난 일과 저 자신을 돌아보며 조용히 반성의 시간을 갖기 위해 국민 여러분의 의혹과 책망의 시선이 모아졌던 이곳 연희동 집을 떠나고자 합니다."
2년 뒤 연희동으로 돌아왔지만, 전 씨에게는 12·12 쿠데타와 5·18 진상 규명이라는 역사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에 전 씨는 검찰의 소환 통보를 거부하고 이른바 '골목성명'을 발표한 뒤 고향인 합천으로 내려갔습니다.
▶ 인터뷰 : 전두환 씨 (1995년 12월)
- "이러한 검찰의 태도는 더 이상의 진상 규명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다분히 현 정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보아 저는 검찰의 소환요구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서울로 압송된 전 씨는 9달간의 재판 끝에 사형을 선고받았고, 김영삼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2년 만에 풀려났습니다.
2017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5.18을 폄훼하고 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로 표현해 두 번째 유죄 선고를 받았지만, 전 씨는 5·18 무력진압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전두환 씨 (2020년 11월)
- "(전두환 대국민사과 해라.) 말조심해 이놈아."
오히려 치매라고 주장하면서도 12·12 쿠데타 주역들과 골프를 치고 식사를 하는 장면은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전두환 씨 (2019년 11월)
-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과정을 잘 아는 전 씨가 끝내 입을 다물면서, 발포 책임 진실 규명은 영원히 묻히게 됐습니다.
MBN뉴스 조동욱입니다. [ east@mbn.co.kr ]
영상편집: 이주호
영상출처: K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