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장동 '윗선' 연결고리 정민용 변호사 소환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성남시 등 '윗선'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 출신 정민용 변호사를 소환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오늘(23일) 정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전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를 배임 등 공범으로 함께 기소하면서도 정 변호사는 제외했습니다.

정 변호사는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4인방'과 공모해 화천대유, 천화동인 1∼7호에 최소 1,827억 원의 이익이 돌아가게 사업을 짜고 공사 측에 그만큼 손해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들의 범행으로 공사가 입은 손해는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1일 정 변호사에게 배임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다만 법원이 기각 사유를 "도망이나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고만 밝히면서 범죄 혐의는 어느 정도 소명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검찰은 영장 기각 이후 유 전 본부장의 별동대로 움직인 정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실무진과 '윗선' 사이에서 어떤 의사소통을 했는지 등 보완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조만간 혐의 내용을 정리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입니다.

특히 검찰은 정 변호사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뇌물 등 추가 혐의도 포착해 자금 흐름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은 정 변호사가 민간사업자 선정 기준 결정부터 수익 극대화를 위한 공모지침서 작성까지 사업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 변호사가 직무와 관련해 남 변호사 등에게 부정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1차 구속영장 청구 때는 정 변호사가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하고 그 대가로 지난해 9∼12월 남 변호사로부터 35억 원을 받은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를 적용했습니다.

또 남 변호사가 이 돈을 회삿돈에서 빼돌린 뒤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가 함께 설립한 다시마 비료업체 '유원홀딩스'에 사업 투자금을 대는 것처럼 가장했다고 보고 남 변호사와 정 변호사에게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담았습니다.

[ 서영수 기자 | engmat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