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얻기 위해 애완견과 알래스카로 향하는 젊은 여성의 애환을 그린 이 영화는 나지막한 음성으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미국 빈곤층의 현실을 고발합니다.
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이 저서 '노동의 종말'을 통해 예측한 대로, 정보통신, 로봇기술의 발달로 양질의 일자리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줄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다른 한쪽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거든요.
'구인 광고 내도 사람이 전화도 안 오고 전쟁이에요.'
24시간 영업 식당이 직원이 없어 일찍 문을 닫고, 택시 기사가 부족해 심야에 '택시 대란'이 일어나는가 하면, 외국인 노동자가 떠난 농촌에선 일손이 없어 하루 일당 11~12만 원 하던 게 16~17만 원까지 치솟을 정도가 됐습니다.
반면 온라인을 통해 배달·대리운전·가사서비스에서 일감을 얻는 플랫폼 노동자는 지난해에 견줘 3배나 늘었습니다.
플랫폼 일자리는 근무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상대적으로 수입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근로자들이 원래 일자리인 식당이나 택시, 중소기업, 농어촌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겁니다.
게다가 일을 쉬는 중에도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공공일자리까지 늘어나니, 구직자들이 딱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아니면 구태여 연연해하지 않는 것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문제의 답은 바로 현장에서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택시기사가 코로나 이전보다 9.5%나 줄었는데도 정부는 선제적 조치를 취하긴커녕 '타다' 등 플랫폼 운송사업 규제에만 앞장섰죠.
노동의 종말이 아니라 '코로나 발 인력 대이동'이라는 노동시장의 대반전에 대비하려면, 탁상공론에 그치지 말고, 취업난과 구인난을 동시에 겪는 현장의 목소리부터 경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대책은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구인난에 취업난까지, 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