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교통과, 맡은 직무에 충실한 공무원”
![]() |
↑ 지난달 29일 경북 포항시청에서 근무하던 공무원이 한 민원인에게 '염산 테러'를 당했다. (해당 사진은 위 기사와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
경북 포항시청의 한 공무원이 행정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으로부터 염산 테러를 당해 눈에 화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해 공무원의 가족이 남긴 편지가 알려지며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피해 공무원 A 씨의 직장 동료는 “사무실에서 업무 중 염산 테러를 당하신 우리 교통과장님 사모님이 간호하시며 느끼신 애끓는 심정을 전한다”며 A 씨 부인의 편지 한 통을 공개했습니다.
A 씨의 아내는 “청천벽력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세상의 그 어떤 단어로도 담아낼 수 없었던 그 날 남편의 사고 소식”이라며 운을 뗐습니다. 그는 “오로지 눈만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며 “남편은 31년 외길인생 절반 이상을 교통과에서 근무했다. 땅 길은 물론 하늘 길까지 모두 섭렵한 제 남편은 그야말로 교통에 특화된 공무원”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남편은) 집보다 직장이 소중했고, 가족보다 직원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라며 “재발한 암 치료 중인 아내 간호보다 업무가 중요한 사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사람이 사람에게 어찌 이리도 무자비할 수 있는 것인지, 도저히 받아들일 수도 없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았다”며 “그러나 원망을 퍼부을 시간도 없었다. 오로지 남편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떠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눈 뜨고 있는 동안은 5분 단위로 안약과 안연고, 화상부위 드레싱을 했다”며 “그렇게 며칠을 정신없이 병원에서 보내다 보니 죽을 것 같고 죽일 것 같았던 분노는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A 씨 아내는 사고로 인해 도움의 손길을 주었던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는 “사고 직후 초기 대응을 잘해주신 과 내 직원분들, 소리 없이 뒤에서 참 많은 것을 도와주시는 동료분들, 응급실로 한달음에 달려오신 시장님, 믿기지 않는 상황에 거듭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하시며 진정으로 마음 아파하셨던 분들을 보며 남편의 얼굴은 이미 일그러져있지만 아마도 가슴으로는 웃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자신의 남편을 ‘아픔 속에서 치유를 갈망하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볼 줄 아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조금만 힘을 써도 화상 부위 핏줄이 툭툭 터지는 기나긴 화상 치료의 길, 너무나도 끔찍했던 사고 트라우마 치료의 길이 남아있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씩씩하게 치료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개인택시 매매알선업자인 60대 남성 B 씨는 지난달 29일 행정에 불만을 품고 경북 포항시청의 대중교통과에서 근무하던 A 씨에게 염산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