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위조지폐가 아닌 실제 돈을 마구 찍어내면 어떻게 될까요? 답은 역사 속에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독일입니다. 독일제국의 후신인 바이마르 공화국은 악화된 재정을 메꾸기 위해 돈을 무한정 찍어내, 12마르크였던 신발 한 켤레가 30조 마르크가 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히틀러 집권의 길을 터주게 됩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조선ㆍ해운 구조조정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한국은행이 산업금융채권을 매입해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자'고 하자, 야당이었던 민주당과 한은 노조는 '발권력 동원은 마약'이라며 거세게 반발했었죠,
그런데 현 정부 들어서만, 돈을 찍어 시중에 푼 대출금이 103조 원이나 됩니다. 한은 자료를 보면 2018년 발권력을 동원한 대출금은 14조 원. 그 뒤 매년 늘어 올해는 40조에 육박했습니다.
그럼에도 '또 돈을 찍어내자'라는 여당의 공세는 거세지고 있습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9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채권을 매입해 달라'고 한은에 요청했고, 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아예 한은이 국채를 매입하는 특별법을 발의했거든요.
특히 이재명 후보 직속 기본사회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배근 교수는 '한은이 돈을 마구 찍어서 물가가 100배 상승하면 100억 가진 사람의 돈은 실질 가치가 1억 원으로 줄지만, 돈이 없는 사람은 피해가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주장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에 대해 '재앙의 레시피, 그냥 틀린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마구잡이 발권력은 기축 통화국만 누리는 호사일 뿐, 다른 나라는 환율 급등과 외화 자금 이탈, 신용 등급 강등이라는 IMF 때와 같은 재앙을 맞게 된다면서요.
백년지대계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어디 당장 코앞이 아닌, 10년 뒤라도 바라볼 수 있는 정치인 어디 없을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한은 '돈 찍어' 대출 40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