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후보, 위장전입·다운계약 모두 인정···"잘못된 판단"

김의철 "위장전입은 순간의 잘못된 판단"
"다운계약은 당시 관행상 시가표준액 기준 신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 김의철 KBS 사장 후보 / 사진 = KBS 제공

김의철 KBS 사장 후보자가 서울 아파트 청약을 위해 '위장전입'을 한 점, 아파트 매입 당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점을 모두 인정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KBS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의철 KBS 사장 후보자는 위장 전입을 통해 서울 아파트를 분양 받았으며,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세금을 약 1,400만 원을 적게 냈습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전날(17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명의로 설명 자료를 내고 해당 논란을 모두 인정하고 고개 숙였습니다.

↑ 김의철 KBS 사장 후보. 지난달 23일 'KBS 사장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KBS 제공

김 후보자는 "1991년 첫째 아이를 출산한 후 아내가 육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아이가 두 살 때인 1993년 장모님이 거주하시는 인천광역시 소재 아파트 바로 앞 동으로 이사를 하여 육아에 도움을 받았다"며 "서울 아파트 청약 자격 유지를 위해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서울 양천구에 사는 누나 집으로 2년 간 위장전입하게 됐다"고 경위를 밝혔습니다.

육아의 어려움으로 인해 잠시 서울을 떠나게 됐는데, 아파트 청약을 준비하고 있던 시점이어서 '위장전입'을 택하게 됐다는 겁니다.

이후 김 후보는 1994년 대림동 아파트를 분양 받았고, 2004년에는 이를 매도하고 서울 양천구 신정동 아파트 27평 형을 매입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신정동 아파트를 매입하며 매매가를 실제보다 낮게 적는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겁니다. 신정동 아파트 매매가격은 4억 원이었지만, 국세청 신고 금액은 1억 3900만 원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취등록세 1,400만 원을 적게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공인중개사에 의뢰해 부동산을 거래하면서 당시 관행에 따라 매매가격이 시가표준액 기준으로 신고된 사실을 이번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알게 됐다"며 "당시 시가표준액은 138,330,690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2004년 당시에는 (구)지방세법에 따라 취득자가 가액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시가표준액에 의해 세금을 부과하게 돼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관행상 ‘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신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과세 원칙을 지키지 못한 불찰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습니다.

끝으로 김 후보자는 "대림동 아파트는 분양받아 97년부터 8년 간 살았고, 신정동 아파트에서 18년째 살고 있다"며 "이외에는 건물, 토지 등 어떠한 부동산을 거래한 적도 없어 부동산 투기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덧붙여 "심지어 주식 투자는 한 적도 없다"고도 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비록 오래전 일이고, 법·제도가 미비했던 시기였지만,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