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회사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생수병 물을 마시고 쓰러진 이른바 '생수병 사건'은 인사와 업무에 대한 불만이 원인이 됐다는 경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방 발령과 과중한 업무 지시가 불만으로 쌓여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신용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남녀 직원 2명이 생수를 마신 뒤 연달아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 인터뷰 : 해당 회사 관계자(지난달 19일)
- "여자분도 자리에 앉아 있다가 힘이 없고 옆으로 기울어지고. 봤더니 호흡도 잘 안 되고 이러니까 직원들이 가서 부축해서 바닥에 눕힌 거죠."
이 회사에선 지난달 10일에도 직원 1명이 사무실에서 음료를 마시고 쓰러졌습니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또 다른 직원 강 모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한 달 넘게 수사를 벌인 경찰은 강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내렸습니다.
경찰은 강 씨의 휴대전화와 자필 메모, 주변인 진술 등을 종합해봤을 때 인사와 업무 불만이 범행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쓰러지거나 숨진 직원 3명 모두 강 씨와 같은 팀으로 강 씨가 처음부터 3명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게 경찰 판단입니다.
경찰은 "숨진 남성은 강 씨 소속 팀의 팀장으로, 지방 발령에 대한 불만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피해 여직원은 강 씨와 같은 직급과 나이인데도 과중한 업무로 자신을 부려먹는다고 생각한 것이 원인이 됐고,
강 씨의 룸메이트였던 또 다른 남자 직원은 인사 발령을 막아주지 않았다는 데서 온 분노가 범행 동기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경찰은 9월 초부터 독극물을 구매한 점 등 범죄의 고의성이 있다며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했지만, 강 씨가 숨지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공식 종결했습니다.
MBN뉴스 신용식입니다. [dinosik@mbn.co.kr]
영상편집 : 이범성
그래픽 : 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