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지연으로 면이 불어서 배달됐는데도 오히려 사장님에게 "맛있게 먹었다"는 메시지를 보낸 손님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화제다.
지난 10일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40분 넘게 걸려 배달된 면 요리, 고객님 때문에 눈물이 또르륵'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영업 3개월차라는 글쓴이 A씨는 이날 오후 5시 43분쯤 배달 요청을 하나 받았다. 10분 정도 후 배달 기사가 음식을 가져갔으나 배달 완료까지 무려 43분이 걸렸다.
이후 다른 주문 건에 대응하느라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한 A씨는 황급히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배달 기사님이 초행길이신지 많이 늦으신다. 면이 많이 불 것 같아서 먼저 연락드린다"면서 "혹시 받아보시고 문제 있으면 편하게 이 번호로 연락 달라.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배달 기사는 A씨에게 "네비게이션이 이상해서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고객님께 정중하게 죄송하다고 얘기했다. 다음부터 더 조심하겠다"고 사과했다. A씨는 "음식이 늦게 도착해서 너무 속상했지만, 기사님한테는 '내비게이션이 가끔 그럴 때 있다. 추운 날 고생 많으시다'고 토닥여드렸다"고 했다.
A씨는 40분 넘게 걸려 배달된 면 요리가 속상했지만 고객의 불만이 당연하다고 예상해 환불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배달 완료 약 한 시간 뒤인 오후 7시23분, A씨는 고객에게 온 문자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고객이 "면이 많이 불고 식었지만 맛있게 먹었다. 이곳을 못 찾으시는 걸 이해하기에 걱정 안 하셔도 된다"며 "제가 시켜먹었던 요리 중 제일 맛있었다"고 오히려 A씨를 위로했기 때문이다.
A씨는 "자영업 3개월차, 자꾸 실수하고 일을 너무 못하는 나자신 때문에 울어도 보고, 속상하고 울
그러면서 "세상은 아직 살만한 것 같다. 자영업도 아직 할만한 것 같다"며 "조금은 느려도, 가끔은 넘어져도, 꿋꿋이 일어나서 걷다보면 탄탄대로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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