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 외교관들이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아무런 조치 없이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면책특권이 있는 해당 외교관들은 사고 경위를 묻는 경찰의 조사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강재묵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그제(10일) 오후 5시 40분쯤, 서울 남산터널 인근 도로입니다.
'준외교관' 번호판을 단 차량이 택시 뒤를 들이받습니다.
택시 기사가 내려 차 유리창을 두드리고, 대화를 시도해보지만, 차는 그대로 가버립니다.
'어? 도망가네.'
'그냥 가면 어떡해요?'
▶ 스탠딩 : 강재묵 / 기자
- "사고를 낸 차량은 이 길을 따라 약 1km 가까이 주행한 뒤 미8군 기지 초소 앞에 멈춰 섰습니다."
차 안에는 미국 외교관을 포함해 모두 4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미군 기지로 들어가려는 외교관 차량을 뒤따라온 택시 기사가 제지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몇 km를 지금 도주했는데 내리지도 않고 이런 거예요? 내리게도 못하는 거예요?'
사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운전대를 잡은 외교관에게 사고 경위를 물어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외교관들은 관사가 있는 기지로 들어갔고, 체포나 구금을 당하지 않는 면책 특권을 갖고 있어 경찰 조사가 여의치 않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택시 운전자
- "억울하죠. 마땅히 해야 될 걸 안하니까요. 어느 나라 사람인 걸 떠나서 사람이잖아요?"
미 대사관 측은 해당 차량이 뺑소니를 저질렀다는 언론 보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수사가 끝날때까지 해명을 자제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경찰은 미 대사관에 조사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MBN뉴스 강재묵입니다. [mook@mbn.co.kr]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이형준 VJ
영상편집 : 이우주
그 래 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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