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간 상가 임대료 안 올려
↑ 서울 강남구 도곡동 옛 힐스테이트 갤러리/사진=힐스테이트 공식 홈페이지 |
생전에 6평 짜리 컨테이너에서 거주하며 주차장을 관리하던 할아버지가 사실 2000억 원대 부지의 주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최근 1300평에 달하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옛 힐스테이트 갤러리(현대건설 주택전시관) 자리가 매물로 나왔습니다.
이 자리는 현대건설이 15년 간의 임대차계약을 끝내고 최근 주택전시관 건물을 철거해 현재는 아무것도 없는 빈 부지입니다. 고층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돼 땅값은 평당 1억6000만 원 정도로, 부지 전체 가격은 2000억 원이 조금 넘습니다.
이 땅은 땅 주인이었던 A 씨가 최근 작고하면서 매물로 나왔습니다. 현대건설 직원들은 A 씨를 '컨테이너 할아버지'로 기억한다고 전했습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A 씨는 주택전시관 1층 주차공간 일부를 유료 주차장으로 운영하면서 주차장 한쪽에 있는 6평 정도의 컨테이너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현대건설 직원 한 명은 "A씨 부부가 너무 검소하게 생활하셔서 A씨가 땅 주인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도곡동 주민 김모씨(61)씨는 "힐스테이트 갤러리 인근에 A씨 소유의 낡은 집이 있긴 했는데 A씨 부부는 컨테이너에서 음식을 해 드시고 컨테이너 내 간이침대에서 쉬시는 등 거의 그 곳에서 살다시피 하셨다"고 전했습니다.
A 씨는 1974년 이 땅을 매입해 농사를 지었습습니다. 도곡동 주민 박모씨(65)씨에 따르면 A 씨는 강남이 개발되기 전까지 그 땅에서 농사를 지은 '말죽거리 토박이'였습니다. 박모씨는 "농지가 도회지로 바뀌면서 A씨는 보유하고 있던 다른 땅에 빌딩도 여섯 동 지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30년 전 임대료를 단 한 번도 올리지 않고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 소유 부동산 일부를 관리하는 도곡동 삼성부동산 박종순 대표는 중앙일보에 "A 회장님은 항상 자신이 좋은 차 타고 좋은 음식 먹고 좋은 옷 입고 그렇게 호화생활을 하면 재산세 낼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세금을 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A 회장님 자신이 편하게 살기 위해 임차인들의 임대료를 올리는 건 임차인들에게 죄를 짓는
A 씨 소유 상가에서 10년 가량 장사를 한 김모씨는 "A회장님 유족들이 임차인들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며 부고도 안 전했다"며 "뒤늦게 A회장님 빈소에 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