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에 교통방송을 절대 틀지 말라는 공지사항이 전파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TBS의 예산 삭감을 결정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시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라디오 소리가 너무 크다는 민원을 처리하기 위한 시내 버스 측의 조치였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시내버스 25대에 "라디오방송(교통방송) 절대 틀지 말 것"이라는 내용의 공지사항이 내려왔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공지사항 사진이 퍼졌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의혹이 제기된 배경에는 최근 교통방송(TBS) 예산 삭감을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TBS 사이 벌어진 신경전이 있습니다. 오 시장은 내년도 TBS의 출연금을 122억 원 가량 삭감했습니다. 특히 TBS 라디오본부 예산안은 96.1%를 줄였습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독립된 언론의 힘으로 정부 정책이나 서울시 정책에 대해 가감 없는 비판, 대안 제시를 하려면 재정 자립이 가장 선행되어야 하고 그 힘은 광고 수입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TBS '김어준의 뉴스 공장'을 진행하는 방송인 김어준 씨는 "오세훈 시장이 내세운 삭감 이유는 TBS 재정자립 언론독립을 위해서라고 했다"며 "그런 뜻이라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상업 광고를 허용하도록 힘을 보태주는 게 먼저일 텐데 예산부터 먼저 삭감하면 어떻게 독립하냐"고 오 시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김 씨는 이어 "너희의 폐활량을 늘려주기 위해 산소 공급부터 중단하겠다는 논리 아니냐"고 비유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뉴스공장이 올해 마지막 청취율 조사에서 이전보다 더 큰 격차로 다시 한번 1위를 했다"며 "뉴스공장 프로그램은 지난 2018년 이래 전체 1위를 계속하고 있는데 올해 서울시는 TBS라디오 본부 예산 96.1%를 삭감한 예산안을 제출했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내버스 공지사항에 대한 전말은 버스 노선을 운행하는 회사의 설명으로 밝혀졌습니다. '교통방송 라디오 소리
특히 버스 기사들이 보는 단말기 공지는 글자 수가 20자로 제한돼 있어서 내용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메시지가 송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