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산재보험금·은화 등 한화 7억 원 '꿀꺽'
20년 넘게 남편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믿게 해 60만 달러(약 7억792만 원)를 빼돌린 미국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일, 워싱턴포스트 등의 현지언론은 20년 가량 남편이 치매환자라고 믿게 하고 연금, 산재 보상금 등을 가로챈 도나 마리노(63)의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마리노는 자신의 행각을 숨기기 위해 73세 남편에게 치매를 앓고 있다고 지속해서 세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999년부터 남편의 돈을 빼돌린 마리노는 1급 도난 혐의와 3급 위조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지난 2019년 피해 남성의 친딸 엘리노 마리노가 처음으로 마리노를 수상히 여기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엘리노는 아버지의 방에서 아버지가 모르는 신용카드 문서를 발견했다며 마리노가 아버지의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위해 서류를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피해 남성은 "아내가 가계를 관리하고 있고,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며 마리노를 두둔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1월,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이 제기되자 엘리노는 경찰에 수사 재개를 요청했고 경찰은 수사 도중 남성의 연금 수표 중 일부가 마리노의 계좌로 입금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경찰조사에서 마리노는 13년 동안 남편의 연금수표 중 일부를 자신의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연금 수표로만 21만6천 달러(약 2억5455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마리노는 2만8000 달러(약 3928만 원)에 달하는 산재 보험금도 자신이 사용했으며, 남편이 보유한 은화 7개도 몰래 전당포에 맡겼다고 시인했습니다. 마리노는 가로챈 돈으로 동생의 임대료와 식비, 자동차 대금 지불에 사용하고 어머니와 딸을 위해서도 일부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마리노는 남편에게 지속적으로 치매에 걸렸다고 세뇌를 해 이러한 사기 행각을 감출 수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 남성이 은행에 들어가려고 하면 "저번에 은행 방문했을 때 소란을 벌이지 않았냐"며 남편이 은행에 들어가는 것을 만류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남성의 가족 중에 치매를 앓은 구성원이 있어 마리노의
코네티컷의 공소시효 제도로 인해 경찰은 최근 5년 이내의 사기 혐의만 조사 중입니다. 피해 금액인 60만 달러의 일부만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피해 남성은 이혼 소송 이후 플로리다로 이주한 상태이고, 그의 딸 엘리노는 "수년 간의 조작으로 혼돈을 겪고 있다"며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