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구청에 한 할머니가 찾아와 봉투 하나를 놓고 갔는데, 그 안에는 무려 1억 5천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제발 이름이라도 알려달라는 공무원의 요청에도 답하지 않고 버스를 타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훈훈한 할머니 기부 천사 이야기를 김수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80대로 보이는 할머니가 구청에 찾아온 건 지난달 29일입니다.
할머니는 왼쪽 주머니에서 반으로 접은 은행 봉투를 꺼내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했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서류를 챙기러 가며 봉투 안을 보니 1억 5천만 원이 넘는 수표가 들어 있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지만, 할머니는 자리를 떠났습니다.
계단으로 급히 쫓아가 이름을 물었지만,
▶ 인터뷰 : 김기섭 / 강남구 복지정책과 주무관
- "길을 가로막고 할머니 이름만 제발 가르쳐주세요, 이름만이라도 가르쳐주세요. 제가 그렇게 계속 물어봤는데 할머니는 한사코 뿌리치고…."
건널목을 빠르게 건넌 할머니는 버스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할머니가 기부한 1억 5,225만 367원은 지금까지 강남구에 접수된 개인 기부 1억 원을 뛰어넘는 최고 금액입니다.
강남구는 할머니의 뜻대로 관내 독거 어르신 등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오은향 / 강남구청 복지정책팀장
- "(이름을) 밝히지 않으셨으니까 그 뜻을 살려서 더 이상은 (수소문) 안 하기로 했습니다."
익명의 할머니 기부 천사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작은 위로의 선물을 안겼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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