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나락 떠미는 모습에 연민"
↑ (왼쪽부터)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 씨, 김웅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
고발 사주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소환된 가운데, 해당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 씨가 "인생이 이제는 불쌍한 지경에 이르렀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오늘(3일) 조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발 사주의 실체가 없다고 발언한 김 의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뉘우치면 기회가 다시 또 오지만 스스로를 나락으로 떠미는 모습에 연민까지 느껴진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조 씨는 "당신의 검찰은 권력을 쥐면 이 사건을 뭉갠다는 확신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좀 더 이쪽에서 경험 많은 사람으로서 조언하자면 범죄자는 감방에 간다. 늦게 가느냐 일찍 가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이어 "뉘우치면 모르겠지만 체포동의서가 꼭 제출되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왼쪽부터)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김웅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
앞서 어제(2일) 공수처는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이날은 김 의원을 소환했습니다.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공수처에 출석한 김 의원은 "고발 사주는 실체가 없다. 고발장 작성자와 경위는 기억나지 않는다. 녹취록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언급됐다고 해서 그가 배후라는 것은 억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조 씨와 지난해 4월 3일 통화하면서 "고발장 초안을 아마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 부분에서 언급한 '저희'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직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조 씨가 "우리 원장님(박지원 국정원장)이 원하는 날짜가 아니었다"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그 부분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기대서 야당이 싸울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을 동원해 반드시 싸울 것"이라며 "여당이 강제수사를 지시하자 (공수처가) 즉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 김웅-조성은 녹취록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언급 부분 / 사진=조성은 씨 제공 |
한편, 고발 사주 의혹은 윤 전 총장이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 검사로부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최강욱·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받아 조 씨에게 고발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말합니다.
특히 최근 MBC 'PD수첩'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 의원이 조 씨에게 고발장 접수를 지시했을 당시 윤 전 총장의 이름을 언급해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윤석열 캠프 측은 "검찰총장이 (고발을) 시킨 것이 아님이 오히려 명백해졌다"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