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위탁 가구가 로비에 '손님 안내데스크' 설치 시도
실거주 주민 "공용부분인데 왜 투표도 없이 마음대로 해"
급기야 로비에 텐트 치며 주말 내내 대치
↑ 엘시티 레지던스 투숙객 대기실에 펼쳐진 텐트. /사진=연합뉴스 |
101층의 높이를 자랑하며 국내 초호화 주거·숙박 시설로 쓰이고 있는 해운대 엘시티 레지던스 로비에 캠핑용 텐트가 설치되는 당황스러운 풍경이 연출됐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엘시티 레지던스 안 실거주 주민과 숙박 위탁 가구의 갈등에 의해 일어났습니다.
엘시티 레지던스는 주거와 숙박이 전부 가능한 시설로, 입주민이 숙박 위탁 가구와 실거주 주민으로 나뉩니다.
오늘(1일) 지난달 28일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 안에 있는 레지던스 로비에 텐트 두 개가 등장했습니다. 이 장소는 엘시티 투숙객이 체크인을 하기 전 잠시 휴식하는 공간입니다.
갈등의 시작은 안내데스크의 설치였습니다. 숙박 위탁 가구가 로비에 손님 접대용 안내 데스크를 설치하려 하자 실거주 주민들이 "공용부분인데 찬반 투표를 먼저 해야 한다"며 반발한 것입니다. 급기야는 안내 데스크의 설치를 막기 위해 로비에 텐트까지 설치했고, 숙박 위탁 가구도 이에 질세라 텐트를 가져와 자리를 지키며 주말 내내 대치 상황을 이뤘습니다.
이에 대해 입주민들은 아예 주거시설도 아니고 숙박시설도 아닌 건물의 애매한 정체성 탓에 일어난 필연적 갈등이라며 입을 모아 말하고 있습니다.
↑ 해운대 엘시티 레지던스. /사진=익스피디아 닷컴 |
엘시티 레지던스는 101층 랜드마크 타워의 22층부터 94층까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총 561실 중 실거주 가구가 400실, 숙박 위탁업이 160실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생활형 숙박시설 법이 개정돼 레지던스에서 실 거주를 할 수 없지만 엘시티 분양 당시에는 관련 규정이 불명확해 561호실 중 60~70%는 주거 용도로 분양 됐고 나머지는 숙박 위탁 가구가 들어왔습니다.
'텐트 대치' 이전부터 입주민들은 투숙
한 입주민은 이를 두고 분양수익에만 급급했던 시행사의 무책임한 행태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이곳을 찾는 투숙객이나 사는 입주민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