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되고 싶다"…수기명부 적은 '아빠뻘' 식당 주인이 보낸 문자

"연락 불법" 경고에도 "좋은 뜻이었다"
경찰 고소했더니 "의도적 접근" 반박

"바쁘겠네요. 그런데 이름이 어떻게 돼요? 전 OOO예요. 좋은 친구가 되고 싶네요."

식당 수기 명부를 적은 손님의 휴대전화로 이와 같은 내용의 문자를 보낸 식당 주인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어제(31일) SBS 보도에 따르면 충남 아산경찰서는 손님 연락처로 여러 차례 문자를 보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식당 주인 A 씨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지난 7월 자녀 2명과 함께 쇼핑몰 식당에 들린 손님 B 씨는 QR코드가 없다는 안내에 수기 명부를 작성했다가 모르는 전화번호로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B 씨가 해당 문자에 답을 하지 않자 A 씨는 또 다른 메신저를 통해 "좋은 뜻으로 얘기했다", "편한 친구로 지내자는 것" 등의 내용을 보냈고, B 씨는 "역학 조사 용도 외로 쓰는 것은 불법"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B 씨는 "(A 씨의) 나이는 아빠보다 많았다"며 "제가 딸이나 조카뻘 정도 되는데 너무 태연하게 (친구가 되자고) 말해서 깜짝 놀랐고 소름이 끼쳤다"라고 말했습니다.

차단 후에도 연락이 계속되자 B 씨는 결국 A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그랬더니 A 씨는 태도를 바꿔 "B 씨가 내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휴대전화 번호를 줬다", "워킹맘인 B 씨를 돕고 싶어 연락한 것"이라며 오히려 B 씨 탓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사람들이) '저 아가씨다' 이러면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다 들리니 집에 와서 한동안은 매일 울고 그랬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A 씨가 B 씨에게 문자 메시지 등을 확인한 경찰은 A 씨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보고 그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