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들이 화장실서 발견한 몰카, 알고 보니 '범인'은 교장

교장 긴급체포 후 즉각 직위해제
교육감 "책임을 통감한다"

↑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사진 = 연합뉴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여교사들의 신체 일부를 몰래 찍고 자신의 폰에 영상을 보관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습니다. 사건을 보고 받은 경기도 교육청은 해당 교장에 대해 즉시 직위해제 처리 했습니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오늘(2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초등학교 교장 50대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교장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여교사 화장실에 2~4cm 크기의 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학교 측은 전날(28일) 오전 7시 40분쯤 여교사 화장실에서 카메라를 발견했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약 3시간 가량이 지난 오전 10시 30분 쯤에는 교무실에도 수상한 장치가 있다며 추가 신고가 경찰에 들어왔습니다.

경찰은 A교장이 학교 관리자임에도 신고에 소극적인 점 등을 수상히 여겨 A교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고, 범행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A교장의 휴대전화에서 여교사의 신체 일부가 촬영된 다수의 영상들이 발견됐습니다.

↑ 지난 3월 경기북부경찰청이 지하철역 화장실 불법 카메라 설치 여부를 점검하는 모습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사진 = 연합뉴스

A교장은 경찰 조사에서 카메라를 설치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성적 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교무실에서 발견된 카메라는 자신이 설치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카메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으며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을 보고 받은 경기도교육청은 A교장을 즉각 지위 해제하고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해당 학교가 소재한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은 비상대책반을 꾸려 학교 구성원에게 심리상담과 공동체 신뢰 회복 지원 방안을 마련했으며, 상시 점검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재정 교육감은 이날 오전 긴급대책 회의를 소집한 뒤 "학교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장의 불미스러운 사안 발생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며 학교와 교육계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생을 비롯한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어려움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적극 지원하고, 이런 사안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가장 강력한 대처와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