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제출했지만 반성은 없어…“웹툰 못 봐 아쉬워”
↑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인)를 받는 10대 형제가 지난 8월 3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친할머니를 흉기로 무참히 찔러 살해하고 이를 방조한 10대 형제가 첫 공판에서 범죄 행위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오늘(28일) 오전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정일)는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18)군과 B(16)군의 재판을 열었습니다.
검찰의 공소 요지를 통해 드러난 형제들의 범행은 참혹 그 자체였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월 30일 0시 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 주거지에서 친할머니(77) 씨를 흉기로 60여 차례 찔러 살해했습니다. 또 이를 목격한 할아버지를 살해하려다 동생 B군이 말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건 전날 할머니로부터 “왜 너희가 급식카드를 갖고 편의점에 직접 먹을 것을 사오지 않느냐” 등의 잔소리를 듣자 A군은 B군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할머니 죽일래? 즐기다 자살하는 거지”라고 보냈습니다.
A군은 부엌에서 흉기를 찾아 할머니의 등, 옆구리 부위 등을 60차례가량 무참히 찌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행 후 A군은 할아버지를 향해 “할머니도 간 것 같은데 할아버지도 같이 갈래? 이제 따라가셔야지”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할아버지가 “할머니 일단 병원부터 보내자”라고 하자 A 군은 “병원은 무슨 병원, 할아버지도 같이 가야지”라며 위협했습니다. 그러나 동생 B군이 “할아버지는 놔두자”라고 만류해 범행은 미수로 그쳤습니다.
B군은 범행 과정 중 “칼로 찌를 때 소리가 시끄럽게 나니 창문을 닫아라”라는 A군의 말을 듣고 창문을 닫는 등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A군과 B군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게 됐고 죄책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사회에 나가면 노인들에게 봉사하면서 살고 (싶다)”며 여러 차례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번 사건 때문에 웹툰을 보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 등을 거쳐 판결에 참고할 방침입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2월 6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