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판결문이 공개된 가운데 심석희 측이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2차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 또한 "심석희 선수에게 가해지는 무차별한 2차 가해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심석희 대리인 조은 변호사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판결문 공개로 인해) 심 선수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다.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한 성폭력 피해 여성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조 변호사는 "최근 조씨 측 변호인이 작성한 의견서를 기초로 심 선수에 관한 언론보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그 자체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 14조, 제24조 등을 위반하는 범죄행위"라며 "대리인으로서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 여러 가지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겠으나 이 역시, 심 선수에게 또다른 고통을 주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조 전 코치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약 30차례에 걸쳐 심 선수를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습니다. 지난 1월 1심은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했으며, 2심은 형량을 가중해 징역 13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에 조 전 코치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같은 날 "심석희 선수에게 가해지는 무차별한 2차 가해를 중단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장 의원은 "법원은 조재범 전 코치에 대한 항소심에서 2차 가해를 인정하며 1심보다 더 높은 형량인 징역 13년을 선고했다"며 "제자를 보호할 의무를 가진 코치가 오히려 제자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상습적인 폭행과 성폭행을 저질러 놓고도, 그 죄를 인정하지 않는 뻔뻔함을 고려한 판결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재판 한 달 뒤인 지금, 가해자 측에서 유출한 것으로 보이는 카톡 대화가 심석희 선수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비난으로 번지고 있다"며 "'완전무결한 피해자'가 아니라면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피해자다움'에 대한 강박관념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현재 심석희 선수를 둘러싸고 동료 비하 발언 뿐만 아니라 승부 조작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입니다.
장 의원은 "현재 재판 중인 사건에 관계없는 피해자와의 사적 대화를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과연 적법한지, 그 의도가 과연 무엇인지는 백 번 양보해 별론으로 두더라도, 카톡 내용을 통해 선수에게 드러난 의혹이 있다면 적법하고 합리적인 과정에 따라 명백히 밝히면 될 일"이라며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의혹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비난과 흠집내기로 이
아울러 "카톡은 카톡이고 성폭력 피해는 성폭력 피해"라며 "심석희 선수가 어떤 카톡을 썼더라도 그것이 심 선수가 받은 폭력 피해를 약화시키거나 희석시킬 수 없고, 당연히 조재범 코치의 폭력 가해를 정당화할 수도 없다"고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