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자 근처 가면 두통·간지러움"
CDC "백신 쉐딩현상 일어날 수 없어"
최근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가 접종자 근처에 가면 두통이 생기거나 피로함을 겪는 '쉐딩 현상'이 발생한다는 주장이 일부 미접종자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쉐딩 현상이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이 바이러스 입자를 밖으로 배출해 미접종자에게 염증, 두통 등의 이상 증세를 느끼게 하는 것으로, 일부 미접종자들이 주장하는 입증되지 않은 개념입니다. 백신 접종자들에게서 약 냄새가 난다는 주장은 물론, 백신 접종자 근처에서 블루투스 기능을 켜면 백신 접종자 수만큼 기기가 연결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코로나19 백신 쉐딩 현상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는 게시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쉐딩 현상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 A 씨는 "쉐딩현상이 있는 줄 몰랐을 때는 두통이 왜 있는지, 속이 왜 안 좋은지 모르고 약 먹고 버텼는데, 커뮤니티에서 쉐딩 현상을 알고 나서 이해가 된다"며 "백신 접종 예약했다가 알면 알수록 피해야 한다는 생각에 취소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추석 연휴에 친정을 방문했을 때 정수리 부분이 아파왔고, 피로함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집에 돌아온 그녀는 다음 날 되니 바로 몸 상태가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이어 신랑은 모더나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다며 "신랑 몸에서 병원 냄새가 계속 난다. 시댁 보내고 싶은데 참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자녀들이 쉐딩 현상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 B 씨는 남편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후 아이들 팔, 다리에 두드러기가 올라왔다며 이런 증상도 쉐딩에 포함되는지 물어보는 글을 남겼습니다. 사진 속 아이들 팔, 다리에는 모기에 물린 듯한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에 커뮤니티 사람들은 "피부의 해독 작용으로 생각된다"며 "병원약 먹이지 말고 보리차나 솔잎차를 마시게 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보리차나 솔잎차를 통한 독소 배출, 더 나아가 한의원에서 피를 뽑아 독소를 배출하는 방법은 백신 쉐딩 현상을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쉐딩 해결책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백신 쉐딩과 관련된 음모론은 대한민국에서만 확산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쉐딩과 관련된 의혹은 미국에서 시작됐으며, 미국 내 커뮤니티에서도 백신 접종자 근처에 가면 피부가 가렵고, 두통을 느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접종자들에게서 방사능과 같은 물질이 발산되고 있다, 혹은 자기장이 느껴진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쉐딩과 관련된 입증되지 않은 의혹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공식 홈페이지 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미신과 사실'이라는 게시물에 쉐딩 현상을 설명했습니다.
CDC 측은 "백신 쉐딩은 인체 내부 또는 외부에서 백신 구성 요소가 방출 혹은 배출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쉐딩 현상은 바이러스의 약화된 균(살아있는 균)을 사용할 때 일어날 수 있지만 미국에서 사용이 허가된 백신은 모두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현재 사용 중인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 등의 바이러스 벡터 백신과 화이자, 모더나 등의 mRNA 백
기존 전통백신과 다르게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변형된 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사용하는 백신이고, mRNA 백신은 지질나노입자에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물질을 넣어 인체에 전달하는 방식의 백신이라 쉐딩 현상이 일어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김지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jihye61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