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요즘은 집 사는 건 고사하고, 전세금 대출 때문에 아우성입니다. 2년마다 내 형편에 맞게 옮겨갈 수 있었던 전세. 보통은 점차 넓은 전셋집으로 옮겨가다 조금 더 빚을 내, 내 집 마련을 하던 서민들이 요즘은 전세마저 줄여가기 바쁩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한 국민청원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3억 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었는데, 정부 말만 믿고 집을 사지 않고 있었는데, 전세가 5억 5천이 됐다, 월급쟁이가 2억5천을 어디서 끌어오냐면서요.
사전 청약 당첨 11년 만에 '내 집 마련'을 앞둔 가장은 은행 대출 규제로 입주를 못 하게 됐다는 한탄을 쏟아냈습니다. 이달 입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금융위원회가 대출 한도를 축소시켜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면서요.
16년 전에도 일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대출한도를 초과하자 주택대출 전면 중단을 들고나온 건데, 하지만 실수요자들의 거센 반발에 하루 만에 조치를 풀었습니다.
그때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은 반발과 아우성이 어마어마한데, 그런데도 지금 대출 규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수요자도 대출을 받으려면 드라마 '오징어 게임'처럼 첩첩이 쌓인 장벽을 뚫어야 하니 '대출 난민, 대출 빙하기' 같은 신조어까지 생겨났습니다.
그럼 정부는 빚을 안 져도 될 만큼 나라 살림을 잘했을까요. 올 1월부터 8월까지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조7000억 원 더 걷혔는데도 나라 살림 적자는 70조2000억 원, 중앙정부 채무는 927조2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최저임금을 아무리 올려도, 국민을 채용할 곳이 없고,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만 계속해서 집을 사는 나라.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벼랑 끝 내몰린 대출 난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