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X'…아내 조롱하며 담배 피운 초6 혼냈다가 고소당했다"

"잘 처리되면 쌍방, 아니면 가해자로 벌금낼 듯"

↑ 아이들이 아파트 단지 내에서 담배를 피웠다며 A씨가 공개한 사진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아파트 단지 내에서 담배를 피운 초등학생 6학년을 혼내다가 고소를 당한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0일 '초6과 그 엄마에게 고소를 당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세 아이의 아빠라고 자신을 밝힌 A씨는 이사 온 새 아파트에서 담배를 피우고 킥보드를 빠른 속도로 타고 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하는 초등학생 6학년을 훈계했더니 고소를 당했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아내와 다른 입주민들이 몇 번 제재를 했지만, 그 중 초등학교 6학년인 한 아이가 아주 가관이었다"며 "(제재를 하는 아내에게) '저 아줌마 미친X이고 장애인이다. 저 아줌마 놀리는 거 재밌으니 계속 놀리자' 등과 같은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장면을 목격한 A씨의 딸은 "우리 엄마 장애인 아닌데 그 오빠가 자꾸 장애인이라 그런다"고 밤 늦게 울었다고도 했습니다.

이어 "너무 화가 나서 '노란 염색 머리'라는 인상착의만 듣고 새벽까지 찾아다녔지만 결국 못 찾았는데, 다음 날 이 아이가 보란듯이 담배를 피운다는 단톡방 제보가 들어왔다. 아이를 붙잡아 둔 입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며 "경찰도 이 아이에 대해 잘 알고 있더라. 차량절도와 방화로 이미 문제가 된 아이라는데 경찰은 흡연은 제재할 수 없다며 그냥 돌려보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문제의 아이를 잡기 위해 6시간을 돌아다녔고, 노란염색 머리를 한 아이를 찾았습니다. A씨는 "그 아이를 잡고선 이름을 물으니 당당히 이름을 말하더라. 내가 '문제의 그 녀석이구나?'라고 하자 '네 그런데 왜요?'라고 말했다"며 "정말 그대로 땅에 꽂아버리고 싶었다"고 분노했습니다.

당시 A씨는 아이가 킥보드를 타고 도망칠 것을 우려해 휴대폰을 빼앗았고, 부모의 휴대전화 번호를 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발생했는데, A씨가 아이의 목을 잡았고, 그 아이 또한 A씨의 목을 잡았습니다.

이후 아이의 엄마와 경찰 등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아이는 '그런 적(담배를 피우고 킥보드를 탄 행위) 없다'며 '저 사람들이 아파트에 못 들어오게 한다'고 둘러댔고, 아이 엄마는 A씨가 아이를 폭행했다는 이유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A씨는 "이 와중에 그 아이는 바닥에 침을 뱉으며 사람들에게 '널 죽이겠다'고 하는데도 경찰관 누구 하나 제재를 안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몇 시간 뒤 파출소로부터 “아이 엄마가 고소를 한다 하는데 고소를 한다면 맞고소를 할 거냐”는 내용의 전화를 받은 A씨는 “저도 목을 잡혔기에 그쪽에서 고소를 한다면 나도 똑같이 진행을 하겠다고 했다”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8일 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은 A씨는 "형사사건으로 접수됐고, cctv 확인결과 나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보인다고 했다"며 "이런 경우 서로 그냥 좋게 얘기해서 끝내는데 그러지 못할 경우 1주일 뒤에 조사 받으러 나오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잘 처리 되면 쌍방, 아니면 제가 가해자로 벌금을 낼 것 같다고 한다"며 "아이가 보호관찰 중이라고 들었는데 기관에서는 제재는 커녕 방관만 하는 이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토로했습니다. 덧붙여 "가장 큰 문제는 그 아이를 그런 괴물로 만들어버린 부모를 보니 ‘이래서 가정교육 하는구나’ 생각이 든다"며 "그 아이는 학교도 잘 나오지 않아 학교에서도 포기했다는데 혹시 큰 애와 둘째에게 해코지를 할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요즘 애들은 법이 자기들을 처벌하지 못한다는 걸 잘 안다", "애가 잘못하면 부모가 대신 처벌받을 수 있게 해라", "변호사 선임해서 아이 부모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하고 아파트주민 단체로 손해배상 그리고 사유지 침해 등 변호사랑 의논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