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앱으로 남녀와 음란채팅 나눈 남편…이혼 사유 될까요?"

남편 폰에 데이팅앱이 세 개나…두 개는 이성·하나는 동성
안미현 변호사 "남편 행동 100% 이혼사유"

↑ A씨는 7일 YTN라디오 '양소영의 상담소'에 이혼 상담을 털어놨다. A씨는 남편의 핸드폰에서 이성·동성 데이팅 어플을 발견했으며, 어플 안에는 남편이 다른 사람들과 나눈 메시지가 남아있었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사진=게티이미지

초등학생 아들을 두고 있는 A씨는 최근 우연찮게 남편의 휴대전화를 확인했습니다. A씨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바탕화면에 세 개의 데이팅앱이 알록달록 깔려있었습니다. 심지어 그 중 하나는 동성애 데이팅앱이었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어플을 눌러보니 남편이 다른 남녀와 주고 받은 음란 메시지가 빼곡히 남아 있었습니다. A씨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캡처도 못 했지만 남편이 여러 명의 여자와 만난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 "호기심 때문에…핸드폰 몰래 본 네 잘못"

다음날 A씨는 남편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울면서 따졌습니다. 남편은 적반하장하며 "호기심에 깔아 본 건데, 왜 남의 휴대전화를 몰래 보냐"고 화를 냈습니다. 이후 반년이 지났지만 부부관계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A씨는 이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A씨는 7일 YTN라디오 '양소영의 상담소'에 이 같은 사연을 전하며 "이혼할 수 있을까요. 이혼하면 아이는 제가 키울 수 있느냐"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사연을 들은 안미현 변호사는 “100%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 YTN라디오 '양소영의 상담소'. 안미현 변호사 '양소영의 상담소'에 출연해 A씨에게 "100% 이혼 사유"라며 이혼 소송에 대해 조언했다. / 사진=YTN라디오

안 변호사는 “민법 제840조 제1호를 보면, 부정행위가 있을 때는 재판상 이혼사유가 된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성관계까지 가야지만 이혼사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부정행위는 성관계보다 넓은 개념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신체접촉을 하거나 사연에 나온 것처럼 음란한 대화를 나누거나 애정을 표현하는 경우에도 부정행위에 포함이 되기 때문에 남편의 행동은 100%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동성과 데이트앱에서 대화를 나눈 것도 부정행위로 인정될까요?

안 변호사는 “판례를 보면 불법행위를 한 사람을 이성으로 특정하지 않고 그냥 제3자라고 특정하고 있기 때문에 부정행위의 상대방이 반드시 이성이어야만 재판상 이혼사유가 되거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동성 간의 부적절한 행위를 원인으로 이혼 및 위자료 청구를 인정한 판례도 다수 존재합니다.

안미현 변호사 "양육권 위한 이혼소송 유리하려면 증거가 많아야"

안 변호사는 A씨에게 이혼 소송을 위해서 증거는 다다익선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재판은 증거싸움이다. 증거 자료로 블랙박스, 문자메시지, 사진 등 모을 수 있는 증거는 다 모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구체적으로 녹음한 남편과의 대화 내용이 좋은 증거로 쓰일 수 있다고 말해줬습니다. 안 변호사는 “데이팅앱 대화창을 캡처하지 못했다면 남편과의 대화내용을 녹음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히며 "대화내용은 남편이 데이팅앱을 설치한 사실이 분명히 드러나게 해야 한다. 거기에 어떻게 가입했느냐, 가입할 때 어떤 인적사항 기재했느냐와 같은 가입경위라든가, 아니면 남편이 설치했던 데이팅앱의 이름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도록 녹음을 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단, “증거수집 방법이 위법하게 되면, 남편이 잘못을 저질러서 이혼을 하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내가 거꾸로 형사 처벌을 받게 되는 모순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 "증거 수집을 하는 부분에서부터 변호사와 면밀하게 상담해서 치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