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주차구역에 15분 댔는데 신고자 누구냐" 단톡방 색출 논란

운전자 지인 "신고 정신 참 투철하다"

↑ 서울 중랑구의 한 빌라 장애인 주차 구역에 불법 주차된 차량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장애인 주차 구역에 불법 주차를 했다가 신고 당한 운전자 측 지인이 오히려 신고자 색출에 나서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일 '요즘 장애인 주차구역에 대한 인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서울 중랑구의 한 빌라 주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작성자 A씨는 "최근 저희 빌라에 방문 차량이라면서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한 사진이 (주민 단체 카카오톡방에) 올라왔다"고 밝혔습니다.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A씨가 공개한 주민 단톡방을 보면, 불법 주차를 한 B씨가 오전 8시 31분 "방문 차량입니다"라는 짧은 메시지와 함께 주차 된 차량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한 주민이 "장애인 차량이냐"고 물어봤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없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이 "장애인 등록 차량인가요? 자리 많던데 아니시라면 옮겨라"며 "제가 장애인주차구역 벌금 많이 내봤다. 장애인 등록 표시가 없길래 걱정돼서 그런다"고 조언했습니다.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B씨는 이후 과태료 처분 사전통지서와 장애인 주차구역 주차위반 신고 사진을 찍어 올리며 "저희 집에 잠깐 방문한 차량인데 누가 신고를 하셨는지?"라고 신고자를 색출하려는 듯 물었습니다.

B씨는 "잠깐 15분 정도 주차한 건데 신고를 하시는지?”라고 말하며 “참 누구신지 몰라도 신고 정신이 투철하시다. 저희 와이프 산후조리원에서 나오는 날 도와주러 오신 분인데 참 할 말이 없다"고 분노했습니다.

작성자 A씨는 "잘못 주차해서 과태료 물었는데 신고자가 누군지 색출하려고 한다. 저런 식으로 반응하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잠깐이고 뭐고 장애인 주차구역에는 주차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누리꾼들은 "방문 차량이면 더 조심했어야 한다", "잠깐이라고 위법이 적법이 되지 않는다", "법으로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장애인주차구역은 장애인 사용 자동차 등 표지가 발급된 때에만 이용할 수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됩니다. 주차 가능 표시를 부착했더라도 보행상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았을 때도 과태료가 부과되며, 1~2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주·정차하더라도 단속 가능합니다. 아파트 등 사유지에도 예외는 없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