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계자들을 연일 줄소환조사하며 수사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 이한성 천화동인 1호 대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화천대유의 초기자금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까지 전반적인 자금 흐름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문 전 대표를 상대로는 화천대유 설립부터 대장동 사업 추진 과정 등 전반을 확인하고 있다. 또 곽상도 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으로 50억원을 준 배경, 화천대유 측이 초호화 법률 고문단을 꾸린 이유 등 정·관계 로비의혹의 실체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이한성 대표를 상대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 관계, 천화동인 1호가 대장동 개발에 투자해 얻은 수익금의 용처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천화동인 1호는 주주들 가운데 가장 많은 배당금인 1208억원을 최근 3년간 받았다. 이 대표는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시행사 '성남의뜰'에서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검찰은 실무진인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도 불러 조사했다. 김 처장은 지난달 25일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이었던 정민용 변호사와 함께 공사 사무실에서 내부 자료를 열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와 김 처장은 지난 2015년 3월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에 모두 심의위원으로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3일 정 변호사를 불러 조사했다. 김 처장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기에 앞서 '심사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그런 것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검찰대로, 경찰은 경찰대로 제각각 수사를 진행하면서 중복수사가 우려되고 있다. 이성문 전 대표는 앞서 경찰에서도 자금 흐름과 관련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이 전 대표 사이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해 이를 경찰에 통보했다. 이날 검찰에 소환된 이한성 대표도 경찰 출석을 미루고 검찰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달 27일 경찰 조사
하루 전날도 검찰은 한 모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2팀장과 황호양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또 화천대유 회계·자금 담당 이사 김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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