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대신 운동화, 치마 대신 바지…유니폼 바꾼 우크라이나 항공사

우크라이나의 항공사 스카이업이 다음 달부터 여성 승무원의 복장 규정을 치마 정장과 하이힐 대신 바지와 흰 운동화로 변경하기로 했다.
3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의 저가 항공사 스카이업은 승무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조사 결과 여성 직원들은 하이힐과 꽉 끼는 블라우스, 밀착되는 치마에 지친 상태로 나왔다.
스카이업 승무원 다리아 솔로메나야(27)는 "키예프에서 잔지바르까지 왕복 비행을 하면 4시간의 보안 검색과 청소 시간까지 포함해 12시간 동안 서 있어야 한다"며 "하이힐을 신고 있다면 일 끝나고 걷는 것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 대부분은 발톱과 발가락이 하이힐 착용으로 망가져 발 전문의를 찾아간다. 거미양정맥(다리 핏줄이 거미줄처럼 보이는 증상)과 하지정맥류(다리 혈관이 튀어나오는 질환) 역시 흔한 증상"이라고 덧붙였다.
스카이업 외에도 많은 항공사가 승무원들의 복장 규정을 변경하고 있다. 영국의 버진 애틀랜틱 항공사는 화장을 의무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일본항공은 하이힐 의무 착용을 없애고 바지 착용을 허용했다. 노르웨이안 항공은 플랫 슈즈를 허용하며 필수 화장품 지참 의무도 없앴다.
이에 대해 젠더 전문가인 올레나 스트렐링크는 "승무원의 전형적 이미지는 다른 직업군보다 성적 대상화되고 여성성과 연관돼 있다"며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 우크라이나에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최대 항공사 우크라이나항공(UIA)은 복장 규정 변경에 대해 변화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UIA는 "자사 승무원들은 충분한 휴식 시간이 있고 힐이 높지 않다"며 기존 복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