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선릉역 사거리에서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덤프트럭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트럭 운전사가 사이드미러로 오토바이를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렇게 운전자가 보기 어려운 자동차 옆 사각지대는 사고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덤프트럭 '사각지대'가 얼마나 위험한지, 김민형 기자가 직접 트럭에 탑승해서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년 동안 25톤 덤프트럭을 몰아 온 신호생 씨.
오랜 운전 경력에도, 도로에 나설 때마다 아찔한 순간이 많습니다.
▶ 인터뷰 : 신호생 / 덤프트럭 기사
- "저희는 차가 덩치가 크고 짐을 싣으면 중량이 한 40톤 정도 나가서 급제동이 잘 안 되니까. 최고 위험한 게 우회전할 때죠. 사각지대의 제일 많은 부분이 우회전할 때 생깁니다."
가장 큰 사각지대는 조수석 문 바로 옆.
보행자가 트럭 코 앞까지 걸어가도, 조수석 거울엔 보이지 않습니다.
▶ 스탠딩 : 김민형 / 기자
- "이렇게 조수석 거울엔 아무 것도 비치지 않지만, 저는 트럭 바로 옆에 서 있었습니다. 트럭 오른쪽 사각지대에 서 있는 보행자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덤프트럭이 우회전할 때 사각지대가 어느 정도로 생기는지 실험해 봤습니다.
- "어디 갔지, 오토바이가…. 어, 어!"
미리 약속한 대로 경적을 울리지 않았더라면, 오토바이가 우회전하던 덤프트럭과 그대로 충돌할 뻔 했습니다.
차체가 더 큰 승용차가 있어도 비슷한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트럭은 우회전할 때 옆 차량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회전 반경을 크게 해서 도는데, 이 때 옆에서 차량이 끼어들면 피하기 어렵다는 게 덤프트럭 기사의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신호생 / 덤프트럭 기사
- "(트럭) 뒷부분이 좌측이나 우측을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우회전할 때) 좀 크게 도는 거예요. 근데 공간이 나니까 승용차들이 가운데로 끼어드는 거죠."
덤프트럭과 오토바이, 승용차가 나란히 도로를 달릴 때는 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순식간에 운전자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오토바이.
▶ 인터뷰 : 신호생 / 덤프트럭 기사
- "아예 없습니다, 오토바이가. 지금 바짝 붙었죠."
승용차도 조수석 거울에서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덤프트럭 운전자가 까딱 한눈을 팔았다간 옆에서 다가오는 차량을 놓쳐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 인터뷰 : 하승우 / 한국교통안전공단 안전관리처장
- "덤프트럭처럼 차체가 높은 자동차의 주변 가까운 반경 한 1~2m 부근 앞쪽이나 측면, 뒷쪽은 거의 안 보이게 되죠. 가급적이면 큰 화물차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큰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다…."
덤프트럭과 대형 화물차 사고는 매년 3만 여건.
덤프트럭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도 필요하지만, 덤프트럭 주변에서 무리한 앞지르기는 하지 않는 게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MBN뉴스 김민형입니다. [ peanut@mbn.co.kr]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
그래픽 : 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