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정책에 따라 4년 뒤면 전국의 모든 자율형 사립고가 일반고로 전환되죠.
강원도에 있는 민족사관고도 예외는 아닌데, 민사고는 전환이 아니라 아예 폐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어떤 사정인지 심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등학교로 향하는 길목.
졸업생 중 노벨상 수상자 탄생을 기다리는 동상 받침대 여럿이 늘어서 있습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민사고에서는 일반고와 달리 학생들이 선생님의 교실을 직접 찾아다녀야 하는데, 개설된 과목만 200개가 넘습니다."
석·박사 학위를 가진 교사들이 상당수에 교사 1인당 담당 학생도 6.5명으로, 일반고의 10.1명보다 적습니다.
▶ 인터뷰 : 양동혁 / 민사고 물리 교사
- "선생님의 재량이 좀 더 중요하고 자율권을 허락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 철학·방향을 감안해서 교육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4년 후면 일반고로 전환해야 합니다.
신입생 선발이 강원도 내로 제한되고, 필수 교과 편성이 늘어나면서 현재의 교육 방식은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 인터뷰 : 이진구 / 민사고 2학년
- "(교훈이) '출세를 위한 공부를 하지 말고 학문을 위한 공부를 하자'.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학문을 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인데, 일반고에서 이런 생각을 심어줄 수 있는학교는 별로 없다 생각하고…."
학교 측은 대안으로 '특성화고' 전환을 희망하고 있지만 교육 당국은 이마저도 부정적입니다.
다른 자사고, 외고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강원도교육청 관계자
- "(전환이) 지체없이 진행되어야 한다…그 외의 특권적 지위를 부여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학교 측은 아예 문을 닫겠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한만위 / 민사고 교장
- "재정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고 현재 유지하는 교사 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고, 민사고는 더는 민사고가 아닌 것이 되기 때문에 폐교까지 고민을…."
지도자 양성의 요람이느냐 엘리트 교육의 특혜냐는 시각 사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 정부의 '교육 평준화'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