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게 성묘를 위해 배를 타고 산을 넘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댐 건설로 고향을 떠난 수몰민들 이야기인데요.
이들의 험난한 성묘길을 장진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배에 앉아 출발을 기다립니다.
삽과 낫에 뿌리는 해충제까지 챙겼는데 모두 성묘객들입니다.
배가 20여 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소양호 한가운데 이름 모를 산.
산 중턱에 있는 증조부 산소까지 제대로 된 길도 없습니다.
1년 만에 마주한 산소, 비석은 쓰러졌고 잡풀도 무성합니다.
▶ 인터뷰 : 한규보 / 강원 춘천시
- "안 오면 찜찜해서 꿈속에 나오실 것 같아서 꼭 오게 되죠."
한 시간 남짓 풀을 베고 배수로까지 만들자
이젠 조촐한 차례 음식을 차립니다.
▶ 인터뷰 : 한경민 / 강원 춘천시
- "저희가 힘닿는 데까지는 계속 열심히 할 예정입니다. 왜냐하면 힘들긴 해도 보람찬 것이 있기 때문에…. "
1966년 소양강댐 건설로 춘천을 비롯한 3개 지역 6개 면 37개 리가 수몰됐고, 2만 3천여 명이 이주했습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소양강 댐 안에는 이 같은 분묘만 수백 기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오는 길이 힘들다보니 매년 찾아오는 성묘객들은 줄고 있습니다."
50년 넘게 성묘를 위해 배를 타고 길도 없는 산을 넘어야 하는 강원 소양호 수몰민들, 몸은 힘들지만 그 만큼 보람은 더 큽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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