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 피해자의 목소리 들으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아"
56년 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었다가 중상해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70대 여성이 재심 요청을 기각한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법원이 또 기각했습니다.
어제(17일)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최모(75)씨는 올해 2월 17일 부산지방법원의 재심 기각 결정에 불복해 부산고등법원에 항고했지만, 고등법원도 이달 6일 재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최씨는 1964년 5월 6일(당시 18세)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노모(당시 21세)씨에게 저항하다 그의 혀를 깨물어 1.5㎝ 자른 혐의(중상해죄)로 부산지법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최씨는 2018년 미투 운동이 한창일 때 용기를 얻어 여성단체 등의 도움으로 지난해 5월 정당방위를 인정해 달라며 부산지법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그러자 부산지법 재판부는 올해 2월 "오늘날과 다른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이뤄진 일이며, 사회문화적 환경이 달라졌다고 해 사건을 뒤집을 수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고등법원도 결정문에서 "청구인들이 제시한 증거들이 무죄 등을 인정할 새로운 명확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적시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부산지법의) 재심 기각결정문을 그대로 복사
이어 "본 사건의 피해자를 지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는 재판부의 항고 기각결정에 대해 분노하며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최씨와 변호인단과 함께 재항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