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물고문 살해' 딸 학대 사실 알고도 방임한 친모 징역 3년

친모, '무당 이모가 다 고쳐줄 것' 아이 다독이며 학대 방임 혐의
재판부 "친모 책임 크다"...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실형 선고

10살짜리 조카에게 귀신이 들렸다며 마구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어 숨지게 한 이른바 ‘조카 물고문 살인’ 사건 피해자의 친모가 법정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16일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유랑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방조 및 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습니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2년 및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 3년 보다 높은 형량으로, 재판부는 친모가 딸을 방임해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이 크다고 보고 이런 형량을 내렸습니다.

눈 못 뜰 정도로 멍 든 얼굴 보고도…"이모 말 들어" 다독인 친모

A씨는 지난 1월 25일 자신의 언니이자 무속인인 B씨(34)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딸 C양(10)이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양쪽 눈에 멍이 든 사진을 받아보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또 B씨가 "아이가 귀신에 빙의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려면 복숭아 나뭇가지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서 복숭아 나뭇가지 한 묶음을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A씨는 2월 7일 B씨로부터 "파리채로 아이를 때렸다"는 등의 말을 들었지만, 오히려 C양에게 "이모 손 닿으면 안 고쳐지는 것이 없다"며 다독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엄마 말 듣고 참았다 결국 물고문 끝에 사망한 10살 아이

이날 B씨는 계속해서 C양으로 하여금 무릎을 꿇고 양손을 위로 들게 했습니다. C양은 당시 왼쪽 늑골이 부러진 탓에 B씨의 다그침에도 쉽사리 왼팔을 들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C양은 손을 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힘 없이 떨어지는 왼팔을 오른손으로 부여잡았지만, B씨는 이마저도 용납하지 않고 손을 놓으라 고함쳤습니다.

C양은 결국 2월 8일 B씨 부부에게 파리채 등으로 3시간에 걸쳐 폭행을 당하고, 손발을 빨랫줄로 묶은 채 화장실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물고문 학대 끝에 숨졌습니다.

B씨 부부는 지난달 13일 1심에서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