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혐의' 유재수, 항소심서 검찰 징역 5년 구형

금융위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수천만 원대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항소심에서도 원심 형과 같은 징역 5년을 구형받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형사1-1부 부장판사 이승련 엄상필 심담)에서 열린 뇌물수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유 씨가 공여자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거나 금품을 받은 행위 등은 그 행위가 명백하고 직무집행 상 공정성이 침해됨이 분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피고인은 의례상 대가이며 개인적 친분 관계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뇌물수수 유사 사건 실형 선고 등을 종합해보면 징역 5년 구형이 마땅하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다만 피고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지만, 형사사법 절차에 있어 이를 감안할 만한 형 집행정지나 보석 등의 방법이 있다며 양형으로 건강상태를 반영하는 건 불균형을 야기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유 씨측 변호인은 유 씨 경우처럼 상대방에게 잘 보이면 도움을 받거나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경우에는 알선수재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유 씨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인물들은 회사 운영 시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주고받았거나, 피고인의 가족과 같은 사이다"라며 오히려 직무와 관련해서는 도움을 받은 바가 없어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유 씨가 수수한 의혹이 있는 골프빌리지, 청담동 오피스텔, 항공권, 명절선물세트, 책값 대금 등이 모두 직무와 관련 없는 결과물로 본 겁니다.

한편, 유 씨는 1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뒤 위암 4기를 진단받아 항암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유 씨는 최후변론에서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인물들을 언급하며 "저를 아들, 친형, 친구처럼 베풀어준 그들의 사랑을 참혹하고 고통스러운 수사로 변했다. 앞으로 얼마나 제가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는 못 할지언정 저로 인해 사회에 빚이 있다면 갚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연로하신 부모님이 (돌아가신) 처남을 살폈는데 하늘로 보내자마자 제가 또 (몸이) 이래서 아들과 아내에게 미안하다"며 오열했고, "정말 죽고 싶지만, 가족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누구도 탓하지 않겠다. 저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대주시고 부디 이 재판에서 보인 제 진정성을 살펴봐달라"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박자은 기자 jadooly@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