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이었죠.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울위험군이 5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특히 중증 우울증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강재묵 기자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20~30대를 만나봤습니다.
【 기자 】
검정고시를 치른 뒤 취업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20대 여성 A씨.
작년 말 어렵게 일자리를 구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고, 결국 회사를 나와야 했습니다.
이마저도 내 탓인 것처럼 느껴지면서 우울증은 더 심해졌습니다.
▶ 인터뷰 : A씨 / 중증우울군 환자
- "사실 지금도 고위험군이라고 나와요. 시도를 몇 번 한 적도 있고…. 장기화하면서 더 심해지는 거 같아요. 잠깐 지나가는 유행이었으면 금방 끝나고 일상을 찾겠지 했을텐데…."
회계법인에서 감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B씨는 사회 전반에 자리잡은 우울감이 감정 변화를 촉발시켰습니다.
▶ 인터뷰 : B씨 / 30대 우울증 환자
- "일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예상보다 어려움이 있어서….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의욕도 조금 떨어지는 것 같고 스스로…. 코로나가 장기화하면…."
'국민 건강실태조사'를 보면, 우울위험군 비중은 코로나19 이전보다 5배 이상 늘었고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해본 사람의 비중 역시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 인터뷰 : 박서연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나한테만 벌어진 상황이 아니란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고). 상담적인 기법과 함께 나의 신경들을 튼튼하게 도와줄 수 있는 약물 치료도…."
전문가들은 코로나와 같이 재난 시기에는 행동에 옮길 여력이 없어 자살률이 늘지는 않지만 2~3년 뒤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국민 정신건강을 위한 심리 방역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강재묵입니다. [mook@mbn.co.kr]
[영상취재 : 변성중·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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